나는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았다 – 이유 있는 고집
누군가는 모든 추억을 클라우드에 올린다.
자동 백업, 무제한 용량,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편리함.
하지만 나는 다르게 선택했다.
나는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았다.
그 이유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였다.
클라우드는 편리하지만, 그 속의 추억은 너무 가볍게 흘러가 버렸다.
외장하드는 느리고 번거롭지만, 그 속에는 내 손으로 지켜낸 시간의 무게가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왜 외장하드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내 삶과 ‘기억 보관법’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이야기하려 한다.
클라우드가 준 편리함, 그리고 그만큼의 불안
처음엔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모든 사진과 영상을 클라우드에 올렸다.
휴대폰이 자동으로 백업해주고, 기기가 바뀌어도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서비스 정책이 바뀌며 무료 용량이 줄어들었다.
그때 느꼈다.
내 추억이 내가 아닌 회사의 서버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클라우드 속 추억은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이 생겼다.
비밀번호를 잊거나 계정을 정지당하면, 내 10년의 기록이 한순간에 닫혀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했다.
‘진짜 내 추억을 지키는 방법은 직접 손으로 관리하는 것 아닐까?’
이 깨달음이 내가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기 시작한 첫 이유였다.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으며 배운 ‘느림의 가치’
외장하드는 클라우드처럼 자동으로 업로드되지 않는다.
매번 케이블을 연결하고, 폴더를 만들어 정리해야 한다.
처음엔 번거로웠지만, 그 ‘느림’ 속에서 나는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했다.
파일을 옮기며 하나하나 열어보는 동안, 잊고 있던 감정이 되살아났다.
사진 속 표정, 배경의 소리, 그날의 공기까지 떠올랐다.
그건 단순한 백업이 아니라 ‘감정의 회복’이었다.
디지털 시대의 빠름 속에서, 외장하드는 기억을 천천히 되짚게 하는 도구였다.
이 느림이 내 기억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매달 한 번씩 ‘기억 백업의 날’을 정해,
그 달의 사진과 영상을 외장하드로 옮기며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다.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는 구체적인 방법과 나만의 정리법
많은 사람들이 “외장하드 백업은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아주 간단하고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
나는 다음의 3단계로 정리한다.
연도별 폴더 구성하기
2023_기억, 2024_여행, 2025_일상 식으로 연도 중심의 폴더를 만든다.
폴더 이름에 감정을 덧붙이면 기억이 더 선명해진다.
예: 2025_여름_가족의 웃음
중복 파일을 정리하고 최종본만 저장하기
비슷한 사진이 여러 장 있을 때, 가장 감정이 담긴 한 장만 남긴다.
이렇게 하면 저장공간도 줄고, ‘핵심 기억’이 더욱 빛난다.
외장하드 2개로 백업 이중화
하나는 주 백업용, 다른 하나는 예비용으로 만든다.
클라우드의 보조 역할로, 오히려 안정성이 높아진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는 느꼈다.
내 추억이 내 손의 감각과 리듬으로 정리될 때 가장 진짜 같다는 것을.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는다는 건 결국 ‘기억의 주도권’을 되찾는 일이다.
클라우드보다 외장하드가 주는 심리적 안정감
클라우드는 언제든지 열람 가능하지만, 그만큼 쉽게 잊혀진다.
반면 외장하드는 물리적인 존재로서 ‘지니고 있다’는 안정감을 준다.
손끝으로 만질 수 있고, 파일을 클릭하기 전까지는 열리지 않는다.
그 불편함이 오히려 기억을 신중하게 대하는 태도를 만든다.
나는 외장하드를 꺼낼 때마다 일기장을 펴는 기분이 든다.
그 안에는 데이터가 아니라, 내 시간과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디지털의 무한한 공간보다, 한정된 저장 용량이 오히려 더 소중한 이유다.
나는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음으로써,
기억을 ‘보관’이 아닌 ‘존중’의 대상으로 바꾸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나만의 기억을 지키는 법
결국 나의 선택은 단순한 저장 방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기억을 대하는 태도의 선언이었다.
클라우드는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 속에서 감정은 쉽게 희미해진다.
외장하드는 느리고 손이 많이 가지만, 그 속의 기억은 더욱 단단하다.
매달 백업을 마친 뒤 외장하드를 닫을 때마다,
나는 내 추억을 진짜로 ‘내가 지켰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나는 클라우드 대신 외장하드에 추억을 담았다.
그 선택은 불편함이 아니라, 나의 기억을 주체적으로 지키는 방식이었다.
당신에게도 언젠가, 외장하드를 꺼내어 과거의 나를 천천히 마주하는 시간이 찾아오길 바란다.
그 순간, 기억은 더 이상 데이터가 아닌 ‘이야기’로 되살아날 것이다.